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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약 정부 지원 부족…연구비·세제혜택 넓혀야"

등록일

2017.05.10

|메디칼타임즈 손의식 기자|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아동복지와 교육정책에 대한 선심성 공약은 많지만, 사각지대에 있는 희귀 난치성 질병을 가진 어린이나 가정에 대한 공약은 없는 것 같다."

지난 1일 SBS에서 방송된 대통령 후보 찬조연설에서 희귀성 난치병을 앓는 아들을 가진 한 아버지의 말이었다.

 ▲ 난치병 환아 아버지의 대통령 후보 찬조 연설<출처:SBS 캡쳐>

그는 "초등학교 4학년이던 아이가 갑자기 등이 아프다고 해 병원에 갔더니 역형성 상의세포종이라는 희귀난치병 진단을 받았다"며 "교수님은 앞으로 1주일을 넘기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큰 상처를 담담히 풀어내는 그의 연설은 많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날 이 방송을 보면서 울컥했던 이가 또 있다. 신약개발 기업 메지온의 박동현 회장이다.
같은 부모로서, 희귀병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는 제약인으로서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꼈다.

'유데나필'을 이용한 발기부전치료제 신약 개발에 나섰던 그는 지금은 '단심실심장병' 환자의 폰탄 수술 치료제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 메지온 박동현 회장
박동현 회장에게 희귀병 아들을 가진 한 아버지의 연설은 메지온이, 그리고 국내 희귀병 환자 치료가 가야할 방향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 아버지의 연설을 들으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인간으로서 아빠로서 신약 개발자로서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였어요."

기본적으로 희귀병은 환자 수가 적어야 지정을 받는다. 미국은 20만명, 일본은 5만명, 우리나라는 2만명 이하가 돼야 희귀병으로 지정받는다.

박동현 회장이 보는 희귀병 치료는 두 가지 어려운 점이 있다. 병의 진단과 치료다.

"가장 중요한 건 진단이에요. 그런데 환자 수가 워낙 적다보니 그 병에 대해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진단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치료와 관련한 문제는 당연히 치료제다. 개발 자체가 어렵기도 하지만 제약사들이 경제성을 이유로 개발을 기피하는 점이 문제다.

"그 병의 원인이 뭐고 치료약이 어떤 역할을 해야 치료할 수 있냐를 연구하고 개발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너무 어려워요. 특히 환자가 많지 않다보니 제약사들이 경제성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죠."

"약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희귀병 신약이나 환자가 많은 병의 신약이나 개발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고 둘의 차이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환자가 적은 약의 개발에는 소극적인 것이죠. 희귀병 아이의 아버지 이야기도 결국엔 이런 문제가 있어서 나온 것이 아닐까요."

박동현 회장은 희귀병 치료제 개발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연구부터 허가 및 약가에 이르기까지 신약개발을 위한 적극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약개발은 기초의학이 우선이에요. 새로운 신약후보물질을 찾아서 치료제를 개발하려 해도 기초의학 연구가 뒷받침돼야 해요. 제약 연구소에서는 한계가 있다. 학교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신약 개발에 여러 지원을 하는데 특히 미 국립보건원에서 일년에 신약 개발을 연구자금으로 의과대학 등에 수십조의 예산을 지원해요. 다만 어디에 얼마를 지원하냐에 대한 정책 방향을 잘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죠."


"정부 지원 절실…치료 못받는 환자 없어야"

박동현 회장이 주장하는 정부의 또 다른 역할은 제약사에 대한 직접적 인센티브다.

"연구 및 개발 자금 지원이 대표적이지만 이 밖에도 다양한 제도적 인센티브가 있어요. 미국의 경우 희귀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사에 세제 혜택을 줍니다. 특히 임상시험이 끝나면 6개월 안에 허가토록 법으로 정하고 있는 것도 제도적 인센티브에 해당하죠."

그에 따르면 신약허가우선심사권(Priority Review Voucher)도 희귀병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 상당한 인센티브다. 난치성 희귀 질환에 대한 혁신적 치료제를 개발하면 그 약 자체가 6개월 안에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받지만, 이 외에 별도로 다른 약도 6개월 이내에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바우처를 받을 수 있다. 기업 간 유가 거래도 가능하다. 역대 거래를 살펴볼 때 가장 낮게 거래된 바우처는 700억원, 높게는 무려 3500억원에 거래된 바우처도 있다.

"첫번째 약(First-in-Class)과 두번째 약이 시장에서 주는 전략적 가치는 하늘과 땅 차이에요. 마켓 포지션도 마찬가지죠. 난치성 희귀질환 치료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비용과 시간을 절감해줄테니 환자를 위해 빨리 개발하라는 인센티브죠."

박동현 회장은 희귀병 치료제가 건강보험에 전향적으로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흔히 희귀병 치료제라고 하면 가격을 먼저 걱정하죠.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요. 희귀병은 환자 수가 극히 적어요. 건강보험 제도적 측면에서 희귀병 치료제 자체의 가격만 보는 것이 아니라 환자 수까지 생각해서 총 예산을 생각해보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치료제가 있는데 쓰지를 못한다면 환자에게 얼마나 슬픈 일인가요."

국내 제약사들이 적극적으로 희귀병 치료제 개발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점도 밝혔다.

"환자가 많은 병의 치료제 개발에는 많은 제약사가 달려들죠. 그런데 그런 시장에서 거대한 다국적 제약기업들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아요. 환자가 많은 병의 치료제 개발도 좋지만 틈새시장인 희귀병 치료제를 타겟으로 하는 것도 분명한 메리트가 있어요."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의 경우 시장 가치가 50조원에요. 그렇게 큰 시장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이유는 가격 때문이죠. 미국에서 가장 싼 희귀병 치료제는 1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고, 비싼 약은 5~10억원 정도 해요. 그런 약이 국내에 들어와도 미국 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높은 약가를 받아요."

"희귀병 치료제 개발이 어렵지만 생각보다 시장이 작지 않아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고 그 바탕에서 제약사들이 의지를 가지고 연구 개발에 나선다면 충분히 틈새 시장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메지온은 단심실증환자치료제로 임상3상을 지난해 8월부터 우리나라와 미국을 포함한 다국가(캐나다, 한국) 30개 병원에서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미국에서 임상시험에 참여한 병원은 대부분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관계가 있는 소아심장네트워크 (PHN, Pediatric Heart Network) 소속이며, 전체 단심실증치료제 환자의 70 ~ 80%는 PHN 소속의 병원에서 치료, 관리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서울대, 세종병원에서 환자모집을 현재 준비 중이며, 임상을 통해 회사는 환자의 생존율을 약 7년 늘리는 효과가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희귀병 치료제 개발은 하나님이 내게 준 사명"

"희귀병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는 이유요? 하나님이 내게 제대로 된 일을 하라고 시킨 것 같아요. 20년간 신약을 개발했는데 마지막에 희귀병 치료제 개발을 할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합니다."

"폰탄 수술 치료제가 나오면 보험이 있건 없건 모든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게 할껍니다. 치료비가 부담 안 되게 회사 차원에서 환자들을 지원할 생각입니다. 살면서 이처럼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영광된 기회가 얼마나 있겠어요. 하나님과 메지온 모든 임직원들에게 감사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