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김기범 교수 "메지온 개발 치료제 예방효과·운동능력 향상 기대"
메지온이 개발 중인 폰탄 수술 환자 치료제 임상시험이 순항 중에 있어 의료진과 환자들의 기대감이 크다. 메지온에 따르면 내년초 환자 모집을 완료할 전망이다. 이같은 추세를 볼 때 내년 여름 중 임상 3상을 마무리 짓고 연내 미 FDA에 신약 허가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폰탄수술은 '단심실심장병'(SVHD·Single Ventricle Heart Disease) 에 대한 치료법이다. 단심실심장병은 태어날 때부터 심실이 하나인 심장질환으로, 미국에서도 환자가 3만명 정도인 희귀질환이다.
폰탄수술은 단심실에서 피가 섞이지 않도록 좌우순환을 분리시키는 수술이지만 수술 이후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합병증 때문에 생존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지온이 개발 중인 폰탄수술 치료제에 기대감이 큰 이유다.
메디칼타임즈는 해당 치료제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를 만나 단심실심장병과 폰탄수술 치료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단심실심장병이란 어떤 질환이고 어떻게 치료하나.
단심실심장병은 다양한 심장질환 중 심실이 하나인 구조의 질환을 통칭하는 것이다. 심실이 하나로 돼 있다보니 피가 섞일 수 밖에 없고 심실 하나에서 두개의 동맥이 나간다. 청색증이 심해서 오래 못사는 병이기 때문에 수술을 세번 정도 한다.
신생아 단계에서는 단심실에서 폐동맥으로 가는 혈류가 적을 때는 체동맥-폐동맥 shunt를, 폐동맥으로 가는 혈류가 많을 때는 폐동맥 결찰을 실시한다. 그러나 이 수술들은 오래 가는 수술이 아니다.
그래서 두 번째로 생후 6개월 전후로 양방향성 대정맥-폐동맥 단락술을 실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 2세 전후로 폰탄 수술을 한다.
폰탄수술 이후 환자 예후는 어떤가.
폰탄수술은 쉽게 말해 단심실에서 피가 섞이지 않도록 좌우 순환을 분리시켜주는 수술인데 정상적인 사람처럼 피를 짜주는 심실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으니까 문제가 많다.
정상적인 동맥혈압은 15mmHg, 정맥은 3~5mmHg다. 그런데 정맥이 동맥으로 가다보니 피가 잘 안 올라가 합병증이 많다.
당연히 만성심부전 상태로 인해 기본 운동능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폰탄수술 후 건강한 아이들조차 정상인의 60~70% 밖에 안 나오고, 그마저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혈전으로 인해 폰탄수술 부위와 체 정맥 부위에 혈전이 생기고, 체순환 부위 혈전으로 인해 뇌경색도 유발된다. 12~20% 빈도로 심방부정맥이 나타나며, 4~11%의 비율로 단백 소실성 장증이 생기는데 이 경우 5년 생존율이 46~59%에 불과하다.
피가 천천히 흐르다보니 폰탄수술 부위 개통, 폐동맥 정맥 루, 정맥-정맥 간 연결 등으로 인해 청색증도 심하다.
압력이 올라가다 보니 간이랑 콩팥 관련 합병증도 많이 생겨 의료진의 우려가 높다. 간경화도 생긴다.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폰탄수술 환자도 간암에 걸렸으며 그중 1명은 사망했다.
폰탄수술 이후 생존율이 높지 않을 것 같다.
수술 이후 합병증 때문에 많이 사망한다. 특히 수술 환자 중 두돌 이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지난 1986년도에 처음으로 폰탄수술을 실시했고 이제 30년 정도 됐다. 10세 전에 수술했다고 할 때 지금까지 생존했다면 40대 초반이 됐어야 하는데 그 사이에 사망하고 40대는 거의 없다. 현재로서는 20대가 가장 많다.
아직 수술의 아직 역사가 짧아서 다 모르지만 개념적으로는 폰탄수술을 받은 40대라고 하면 정상인의 70대로 본다. 서울대병원에서도 올해만 2명의 30대 폰탄수술 환자가 사망했다. 수술 후 40대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
생존율도 문제지만 폰탄수술 환자들은 잦은 입원과 청색증 등의 합병증으로 인해 사회생활과 경제 활동이 쉽지 않다.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환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금까지 폰탄수술 후 합병증을 어떻게 치료했나.
예전에는 수술만 하면 끝인줄 알았다. 합병증이 발견된 지 얼마 안 됐다. 서울대병원에서 폰탄수술을 받고 간암이 발생한 환자도 5년이 채 안 됐다.
폰탄수술 후 합병증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과 혈압약을 주로 줬다. 현재 폰탄수술 환자들은 대부분 이 두가지 약을 먹는다. 그러나 보험이 안 돼 오프라벨로 처방하고 있는 실정이다.
폰탄수술 치료제는 이례적으로 의사들이 먼저 필요성을 인식하고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폰탄수술 치료제는 의사들이 먼저 제안해서 개발한 약이다. 단심실심장병은 환자 수도 적고 일반적으로 개념도 부족했다. 미국의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주도로 소아심장네크워크(PHN)내 의사들이 먼저 치료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나섰다.
미국 그룹에서 발기부전 치료제 원료물질을 가지고 있는 제약사에 문의를 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유데나필이 있는 메지온에 연락을 했고 메지온이 치료제 개발에 손을 내밀어 준 것이다.
현재 메지온이 개발 중인 폰탄수술 치료제 임상시험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은.
현재 임상시험 중인 폰탄수술 치료제는 쉽게 말해 폐동맥 압력을 낮추는 것이다. 혈관을 책임지는 동맥의 압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혈압약인데, 폐에도 그런 약이 개발됐으니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란 기본 개념에서 출발한 것으로, 운동능력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폐동맥 고혈압약도 운동능력 향상으로 많이 평가한다. 이번 임상시험도 운동능력 향상이 중요한 마커다.
가장 중요한 임상3상만 남기고 있는데 현재 환자모집이 마무리 단계에 이른 상태다.
통상 목표환자 400명일 경우 350명 환자 데이터를 사용할 걸 감안해 진행하는게 일반적인데 그 이유는 임상과정에서 나타나는 이탈률(Drop Out)과 충실하지 못한 데이터가 나올 가능성을 예상하고 진행하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서울대병원, 세종대병원이 환자모집에 나서고 있으며 겨울방학 기간을 통해 더 많은 환자모집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메지온이 진행하고 있는 임상은 현재까지 이탈률(Drop Out)이 2명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폰탄수술 환자들의 기대감도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보험적용 여부다.
다른 희귀질환 임상에 비해 기간대비 환자모집도 빠른 편이며, 무엇보다도 환자의 수명을 연장해주는 소아환자의 삶에 도움을 주는 약이기 때문에, 실제 환자들 사이에서도 이번 임상에 대한 관심과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알고 있다.
서울대병원에서 폰탄수술을 받은 환자 수는 약 500명으로 이중 350명 정도가 팔로업 받고 있다. 12~18세는 증상이 별로 없지만 20세 이후 합병증이 많이 생기는데. 실제로 20세 넘은 환자들은 개발 중인 약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약이 언제 나오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
예전에는 오프라벨로 처방했다. 개발 중인 치료제가 통과 후 보험 적용 여부가 중요하다. 예방 목적의 혈압약은 삭감이 거의 안 된다. 개발 중인 약의 경우 고가이긴 하지만 예방 목적의 고혈압 약과 같은 개념이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다.
사실 심장 희귀질환 치료제나 치료법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 소아쪽은 항상 소외받고 있다. 소아 관련 약들은 필요한 아이들에게 꼭 쓸 수 있도록 정부가 예외적으로 해주면 좋겠다. 재원이 한정돼 있어 정부로서도 쉬운 결정은 아니겠지만 확실하게 검증된 부분에서는 쓸 수 있도록 해줘야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